total : 55, page : 1 / 3, connect : 0 login  join
      view article 2007/09/16  
         name          unyo
subject 적어도 나에게는.
굳이 지하철을 갈아타지 않았다.

종로5가역에 내려 청계천을 따라 명동으로 향했다

맞아도 흠뻑 젖지 않을 만큼 비가오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공구수집이나 여러 잡다한 것들에 관심이 많은 나라서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느릿느릿 걸었겠지만

어쩜 이렇게 문을 연 곳이 없을까 싶을 정도로 줄지은 상가들은

셔터를 내리고 있었고 간간히 조명가게에 조명들만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아이팟에 랜덤플레이로 나오는 평소 알지도 못하는 노래를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르고 있었고 간간히 마주쳐지는 사람들은 서

로 눈이라도 마주칠까 애써 눈길을 피해 걷고 있었다.

그리고 명동에 도착했을 즈음 눈에 익은 그 자리는 벤치가 놓여 있었다.

무슨 이유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한참을 앉아있던 그 자리에 대한 내 기억은 아마도 벤치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이제는 떠올려도 아무렇지 않을 기억이였지만 괜히 스스로 서운해지고 말았다.



사람의 기억력은 참 믿을만한 것이 되지 못한다.

적어도 나에게는..

때로는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게 되고

때로는 기억하고 싶은 것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prev 버스정류장. unyo  
back 이유는 단지. unyo  

list